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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주도 가정 파괴 초등 늘봄학교 운영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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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교사노조, "노동시장 개혁에 초등학생 희생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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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20일(화) 11:37 [(주)온양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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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교사노동조합(이하 충남교사노조)은 12월 19일 성명을 통해 “국가주도 가정 파괴 초등 늘봄학교(전일제교육) 운영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초등늘봄학교에 대한 충남교사노조의 입장에서다.
이에 앞서 정부 고위 당정 협의회는 지난 12월 18일 초등학생들이 2025년부터는 학교에서 밤 8시까지 교육 및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초등 늘봄학교’를 도입기로 했다.
저학년의 경우 단계적 아침돌봄, 저녁돌봄 운영 확대 및 고학년의 경우 민간 참여 활성화를 통해 AI(인공지능), 코딩, 빅데이터 등 고품질 방과 후 프로그램을 확대하기로 했으며, 단계별 추진방안에 대해서는 교육부가 세부적인 구체안을 만들어 추가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충남교사노조는 “초등 늘봄학교 도입은 정부의 노동시장 개혁과 무관하지 않다. ‘주 단위’인 연장근로시간을 ‘월 단위’로 확대하는 것을 비롯해 ‘주52시간제 유연화 추진’ 등 노동시장 개혁을 위해선 국가주도 돌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면서 “그 필요성에는 동의하나, 8~10살밖에 되지 않는 저학년 학생들을 가정에서 분리시켜 12시간 이상 학교 내 교실에 붙잡아두는 돌봄 정책에는 반대한다. 이것은 저학년 학생을 희생시키는 국가가 주도하는 가정파괴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12월 7일 국무총리실 산하 국책 연구기관인 육아정책연구소가 수행한 ‘2018~2022 육아 정책 분석과 과제’의 설문에 참여한 영·유아 및 초등학교 자녀를 둔 1천87명의 부모들은 ‘자녀돌봄 시간지원 정책’ 영역에서 ‘일-가정 양립 지원과 양성평등 일자리 구현’을 최우선 순위(80.9%)로 여겼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조금이라도 더 늦게까지 일하기 위해 자녀를 맡겨둘 곳이 아니라,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같은 맥락으로 12월 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가교육·돌봄책임 강화를 위한 (가칭)초등 늘봄학교(전일제교육) 정책토론회’에서 이성회 한국교육개발원 방과후학교 중앙지원센터장은 “저녁 돌봄정책은 정말 피치 못할 사정의 학생들만 받고, 나머지 학생들은 적어도 하루 한끼는 부모와 같이 먹을 수 있도록 집에 돌려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중장기적으로는 학부모 고용 복지 정책을 조정하고, 이를 보조하는 용도로서 교육·돌봄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충남교사노조는 이 발언에 적극 공감하하면서 “가정에서 따뜻한 돌봄을 받는 것이 기본이 돼야 하는 아이들을 국가가 나서서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기관에 붙잡아 놓고 부모를 일터로 내쫓는 것은 아동학대나 다름 없다”고 질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부모와 아이들을 만족시킬 만한 양질의 보편적인 돌봄정책을 제공하기 위해서 충남교사노조는 다음과 같이 세 가지가 선행되기를 촉구했다.
첫째, 질 높은 교육과 돌봄 제공을 위해 확실한 분리를 촉구했다.
교사의 본질 업무는 학생들의 교육이다. 돌봄은 학교 교육과정과는 전혀 별개지만 충남교육청의 경우, 돌봄 가산점을 빌미로 교사에게 모든 돌봄업무를 맡기고 있다는 것.
돌봄을 담당하는 대부분의 교사들은 가산점 제도를 폐지하고 돌봄전담사가 돌봄업무를 담당해, 학생들에게 질높은 교육과 돌봄이 제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돌봄 담당교사들이 돌봄 프로그램의 계획, 전담사 관리, 돌봄교실 운영, 하다못해 돌봄교실에서 사용하는 간식 구입 하나까지 모두 맡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정작 교사의 본질 업무인 교육활동은 소홀해질 수밖에 없으며, 반 학생들보다 돌봄교실 학생들을 더 챙겨야 하는 교육 불균형까지 일어나고 있다.
새롭게 등장한 늘봄학교의 아침돌봄, 저녁돌봄으로 인한 업무를 두고 이전과 같은 갈등이 되풀이 되리라는 것은 예견된 수순으로, 늘봄학교는 정규 교육과정과는 전혀 별개의 업무라는 것을 명확하게 하고, 교사에게는 학생 교육의 책무를, 돌봄전담사에게는 돌봄 업무를 맡겨야 할 것이라는 것이 충남교사노조의 주장이다.
둘째,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과 개입을 촉구했다.
서울 도봉구에서는 ‘마을과 함께하는 도봉형 방과후학교’를 2017년도부터 추진해왔다. 도봉구는 구청 직속으로 방과후학교 및 돌봄을 운영하며 대부분의 업무를 구청에서 처리하고 인력을 관리해서, 검증되고 내실있는 특기적성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아동·청소년의 방과후 활동을 공공의 책임으로 전환하고 있는 우수한 사례로 손꼽힌다.
충남은 천안, 아산을 제외하고 학령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고 있어 학급당 학생 수는 물론, 학급 수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저녁 8시까지의 돌봄을 제공한다고 해도 이용할 가정들이 소수일 것이라 개별 학교에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 및 돌봄을 맡기는 것은 서비스의 질을 담보할 수 없을 뿐더러 매우 비효율적이다.
충남교사노조는 지자체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면 훨씬 양질의 프로그램을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셋째, 관련 단체들의 의견을 듣고, 실질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초등 전일제 학교를 추진하기 위해 교육부는 지난 12월 8일 학부모 단체, 교원 단체, 노조 관계자 등과 간담회를 가졌다. 그리고 12월 16일 국회토론회를 열었다.
다양한 입장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지만, 그것을 가다듬고 통합할 새도 없이 18일에 ‘초등 늘봄학교’를 전격 시행한다는 속보가 나왔다.
충남교사노조는 “간담회나 토론회에서 나왔던 의견들이 반영된 흔적은 없고, 세부적인 내용도 앞으로 구체화시킨다니 주요 정책에 대한 성과를 보이기 위해 졸속적으로 시행한다는 느낌이 들 수 밖에 없다. 앞으로 시범학교나 시범기관을 운영하는데 있어서는 부디 관련 단체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반영해주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촉구했다.
충남교사노조는 “‘늘 봄처럼 따뜻한 학교’의 선행 조건은 따뜻한 사회 환경이다. 모든 초등학교에서 저녁 8시까지 돌봄을 운영한다면, 이는 복지 확대가 아니라 부모들이 저녁조차 아이들을 돌보기 어려운 사회임을 보여주는 안타까운 증거가 될 뿐”이라며 “학교와 사회를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고 사회와 노동 환경을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방향으로 바꾸어 나가는 개혁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충남교사노조는 “우리가 촉구하는 세 가지 조건들이 선행되어서 ‘초등 늘봄학교’가 그저 부모가 일하는 동안 아이들을 맡아두는 데 그치지 않고, 가정 양육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서 아동의 돌봄과 교육, 두 가지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세부 추진안이 만들어지기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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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룡 기자  skyblue62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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